서울미래유산아카데미 4차 답사 (인사동~동대문)

작성자
김칠환
작성일
2016-10-16 23:31
조회
8225
인사동~동대문 헌책방 거리

 

오늘 4차 서울미래유산 답사는 풍문여고 정문 앞에서 모인 후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인사동 통문관(通文館)이다. 원래 통문관의 유래는 고려시대에 통・번역의 교육과 사무를 맡았던 관아라고 한다.

이곳 통문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서적 전문 서점이다. 이겸로 선생이 1934년에 서점을 연 뒤, 해방 후에 통문관으로 바뀌었으며 고서 수집과 보급에 평생을 바쳤다고 한다. 특히 6.25전쟁을 거치면서 흩어져가던 고서더미 속에서 귀중한 책을 많이 찾아냈다고 한다. ‘월인천강지곡’도 이에 해당된다. 현재는 손자가 운영하고 있으니 3대 째 이어오고 있다.

통문관에는 ‘적서승금(積書勝金)’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고 한다. ‘책을 쌓아두는 것이 금보다 낫다’는 뜻이니, 책에 대한 주인의 정성과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겠다.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 안에 들어가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비가 오는데도 인사동 거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통문관 아래로 조금 들어오면 승문각(承文閣)이 보인다. 문이 닫혀 있어 들여다보니 한쪽으로 책이 쌓여 있다. 이곳도 2대에 걸쳐 자리 잡은 오래된 서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같은 크기로 나란히 걸려 있는 카페 간판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이어서 왼쪽으로 1946년에 개업한 수도약국이 보인다. 간판은 수도온누리약국이다.

조금 내려와 우측으로 들어가니 ‘인사문화고전중심’(仁寺古典文化中心)이 나온다. 정통문화재의 전시와 판매를 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골목길을 지나 순화궁(順和宮)터 표지석이 나타난다. 현재는 태화빌딩이 세워진 곳으로 일제강점기에는 ‘태화관’이었는데, 3.1운동 당시 민족대표들이 모여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장소로 유명하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로 들어간다. 2005년에 개업했던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자리다. 경영난으로 지난 9월 13일 철수를 하여 간판만 썰렁하게 걸려있다. 맞은 편 벽에는 1880년대부터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책이 벽에 벽돌 속에 넣은 형식으로 보존되어 있어 대형서점의 철수만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지하도를 그대로 지나 영풍문고로 들어간다. 최근 리모텔링하여 쉼터와 문화 공간을 대폭 늘렸다고 한다. 영풍문고 안을 통과하여 조금 나와 광교(廣橋)를 지난다. 청계천을 따라 조금 내려오니 ‘회동서관터’(匯東書館址) 표지가 건물 벽에 걸려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점이라고 한다. 1897년 ‘고유상’이란 분이 설립하여 일제 때까지 존속했던 출판사 겸 서점이었다.

청계천 장통교를 지나 ‘젊음의 거리’를 지나면 ‘대한기독교서회’ 간판이 보인다. 바로 유명했던 종로서적 건물이다. 1907년 ‘예수교서회’라는 기독교서점이 전신이다. 종로서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긴 서점이며, 도서정가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서점이라고 하는데 2002년 최종 부도를 내고 역사 속에 이름만 남기게 되었다. 지금은 전혀 흔적도 없으나 예전에 나도 많이 이용했던 생각이 새롭게 떠오른다.

보신각 건물을 돌아 청계천으로 내려간다. 청계천을 지나면서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과거의 삼일빌딩과 세운상가 건물에 대한 설명도 이어진다.

이어서 동대문 헌책방 거리를 찾았다. 전성기에는 100여 곳의 헌책방이 있었는데 현재는 20여 곳만 남아있다고 한다. 평화시장 도로 쪽의 헌책방 가게를 비롯하여 주변에 많이 있는 모자가게 등 간판이 보기 좋게 통일되어 있다. 2년 전 네이버에서 한글간판을 모두 통일하여 교체하여 주었다고 한다.

예전에 한 때는 창간호 잡지를 수집했던 적이 있어 동대문 헌책방 거리를 자주 찾기도 했었다. 오늘은 인사동과 동대문 헌책방 거리까지 서점 위주의 답사가 되었다. 통문관, 승문각,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회동서관, 종로서적, 동대문 헌책방 등 지금까지 이어오거나 이미 없어진 곳들의 서점들에 대해 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비가 내리는데도 답사에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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