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작성자
김하영
작성일
2016-02-17 18:17
조회
21141
요즘 심심찮게 들리는 용어 중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젠트리’는 영국의 신분사회에서 왕족과 귀족 다음 신분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한 계층을 가리킵니다. 영국에서 런던의 빅토리안 마구간과 오두막으로 상징된 저지대 지역이 고소득층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일어났는데,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 Glass)가 1964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도시에 미학을 입히다』 고명석 지음, 워치북스 펴냄)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 사례는 미국 뉴욕의 소호 지역입니다. 2차 대전까지만 해도 소호 지역에는 복층 구조의 천장이 높은 공장과 창고가 많이 있었는데, 전쟁이 끝난 후 공장들이 떠나자 이곳에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며 예술의 거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예술로 유명해지자 부유한 계층이 몰려들었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오히려 예술가들이 떠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특히 서울에도 이와 같은 현상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신촌이 그랬고, 북촌이 그랬고, 지금은 홍대 앞과 서촌, 가로수길이 그렇습니다.

거리와 골목은 살아있는 책이며, 서사가 짙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자, 사람들의 정취가 깃든 삶의 현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개발로 인해 거리와 골목에 뿌리내렸던 사람과 역사, 문화가 내쫓기듯 없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도서관과 ㈜이야기경영연구소는 2016년 2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서울 시내의 거리와 골목을 탐방·산책하며 문화서울의 정취를 공감할 수 있는 <서울에 미학을 입히자!> 프로그램을 마련하였습니다.

『도시에 미학을 입히다』의 저자 고명석 교수의 강연과 탐방으로 이루어지는 본 프로그램을 통해 미개발과 개발, 낙후와 발전을 거듭하는 서울의 거리와 골목에 숨은 정취, 역사, 문화, 관습과 같은 이야기 발굴과, 도시미학과 도시재생,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진솔한 토론을 나누고자 합니다.

참가비는 1만 원(자료와 다과 제공)이며 전화(02-783-3352)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서울도서관에서 산책 장소에 대한 상의를 들은 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답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사는 서울이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보세요.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2월 28일/북촌 한옥마을/전통한옥의 마감을 간직한 북촌 한옥마을
3월 27일/덕수궁 돌담길과 서울시립미술관/걷고 싶은 덕수궁 돌담길, 문화의 꽃을 피우다
4울 24일/서촌 통인시장/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감성 동네 서촌
5월 29일/철공소와 예술의 만남. 삶이 묻어나는 거리 문래동 예술촌
6월 26일/염리동 소금길의 화사한 변신, 그리고 사라져가는 이야기
7월 31일/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이간수문/동대문 DDP, 도시재생의 철학을 엿보다
8월 28일/삼선동 장수마을/주민이 주인이 된 삼선동 장수마을
9월 25일/후암동 해방촌 골목의 미학/가난한 이주민 터전에서 핫 플레이스가 된 후암동 해방촌
10월 30일/홍대앞길의 미래/예술의 거리 홍대, 젠트리피케이션에 흔들린 문화
11월 27일/성수 수제화거리/수제화의 장인들이 일군 성수동 수제화거리, 문화예술로 재생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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